개인정보 보호를 위하여 일부 내용은 각색되었습니다.
참고 할 만한 법원 판결이 있어 소개해드립니다
농촌에서는 트랙터와 같은 농업기계를 일상적으로 사용합니다. 밭을 갈거나, 작물을 옮기거나, 각종 농작업을 수행할 때 없어서는 안 될 장비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농업기계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것이 단순한 교통사고로 볼 것인지, 아니면 ‘작업기계 사용 중 사고’로 보아 보험금 지급이 제한되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이번 사건은 논에서 트랙터를 운전하다가 전도되어 사망한 사고와 관련하여 사고 당시 트랙터가 ‘작업기계로 사용 중’이었는지가 쟁점이 된 사례입니다. 겉으로 보면 농기계를 사용하던 중 발생한 사고처럼 보이지만 법원은 사고 당시 수행하던 기능과 목적을 기준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사건개요
이 사건은 논에서 발생한 트랙터 전도 사고로 인한 사망과 관련하여, 해당 사고가 보험 약관상 ‘농업기계를 작업기계로 사용 중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안입니다.
사고 당시 망인은 지인의 요청을 받고 논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벼베기 작업 중 콤바인의 바퀴가 빠져 움직이지 못하자 이를 빼내기 위해 트랙터를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망인은 트랙터를 운전하여 콤바인에 견인줄을 연결하려고 후진하던 중, 뒤편에 있던 언덕 아래로 추락하였고 트랙터가 전도되면서 그 아래에 깔려 사망하였습니다.
보험계약에는 ‘건설기계 및 농업기계를 작업기계로 사용 중 발생한 사고’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면책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사고 당시 트랙터가 ‘작업기계로 사용 중’이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양측의 주장
보험사 측 주장
트랙터는 농업기계에 해당하고 사고 당시 콤바인을 견인하기 위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으므로 작업기계로 사용 중이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트랙터는 본래 농작업 수행을 목적으로 설계된 기계이며, 견인 역시 농작업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약관상 면책사유에 해당하여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였습니다.
유족 측 주장
사고 당시 상황이 통상적인 농작업과는 다르다고 반박하였습니다. 트랙터의 주된 목적은 경운, 정지, 운반 등 농작업 수행에 있으며, 전도된 콤바인을 구조하기 위한 견인은 그 본래 목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실제 농작업 과정에서 전도된 농기계를 구조하기 위해 트랙터를 사용하는 것은 통상적인 작업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사고는 콤바인을 실제로 견인하던 중 발생한 것이 아니라, 견인줄을 연결하기 위해 후진하던 과정에서 발생하였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즉, 트랙터의 작업기능을 수행하던 중 발생한 사고라기보다는 일시적으로 교통수단처럼 사용되던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먼저 트랙터의 법적 성격과 기능을 살펴보았습니다. 농업용 트랙터는 경운, 정지, 운반 등 농작업 수행을 주된 목적으로 설계된 기계입니다. 그러나 모든 운행이 곧바로 ‘작업기계 사용’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며, 사고 당시 실제로 수행하고 있던 기능이 무엇인지에 따라 달리 판단하여야 합니다.
판례에 따르면, 건설기계나 농업기계가 본래의 작업기능과 무관하게 단순히 이동이나 운반 등 교통기능만 수행하고 있는 경우에는 일반 자동차와 같이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작업기능을 직접 수행하거나, 작업기능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행위를 하는 경우에는 작업기계로 사용된 것으로 봅니다.
이 사건에서 트랙터는 벼베기 작업 자체를 수행하던 중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전도된 콤바인을 구조하기 위한 견인은 트랙터의 본래 목적에 포함된 통상적인 농작업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사고는 견인 작업이 실제로 이루어진 단계가 아니라, 견인줄을 연결하기 위해 후진하던 과정에서 발생하였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사고 당시 트랙터가 작업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오히려 트랙터가 일시적으로 견인차량과 유사하게 사용되었을 뿐이며 이는 작업기계로서의 본래 기능 수행과는 구별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보험 약관의 면책조항은 제한적으로 해석되어야 하며, 그 의미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에는 보험회사에 불리하게 해석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도 고려하였습니다. 결국 법원은 이 사건 사고가 ‘농업기계를 작업기계로 사용 중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보험금 지급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시사점
이 사건은 농업기계라고 해서 모든 운행이 곧바로 ‘작업기계 사용’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사고 당시 실제로 수행하던 행위가 트랙터의 본래 농작업 기능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이동·견인 등 교통기능을 수행한 것인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 됩니다.
또한 보험 약관에 규정된 면책조항은 제한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원칙도 다시 한 번 확인되었습니다. 약관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거나 여러 해석이 가능한 경우에는 보험회사에 불리하게, 즉 보장 범위를 넓게 해석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사고 당시의 구체적인 작업 내용, 기계의 사용 목적, 사고 발생 단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단순히 농업기계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면책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그 기능과 행위의 성격을 구체적으로 따져야 합니다.
결국 이 사건은 농업기계 사고와 관련된 보험 분쟁에서 형식이 아닌 ‘실질적인 사용 목적과 기능’을 중심으로 판단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련사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자살이면 보험금은 무조건 못 받을까? 법원이 본 자유로운 선택의 기준 (0) | 2026.05.20 |
|---|---|
| 우울증·음주 상태에서 자살 – 술을 마셨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금을 거절할 수 없다. 법원이 자살 사망보험금 지급을 명한 사례 (0) | 2026.04.16 |
| 콘크리트믹서트럭 하차 사고, 건설기계사용 중 사고 판단 사례 (0) | 2026.03.09 |
| 가정 내 낙상사고 사망, 사인 ‘미상’ 사망과 재해사망보험금 지급 기준 (0) | 2026.03.06 |
| 업무용 차량 하차 사고와 자기신체사고 보장 범위 (0) | 2026.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