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사례

신호없는 교차로 좌회전 사고 과실비율, 판결로 본 기준

윤길용변호사 2026. 2. 10. 15:57

 

개인정보 보호를 위하여 일부 내용은 각색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윤길용 변호사가 보험사 대리인 시절 담당했던 사건입니다. 법원에서 현명하게 판단해주셔서 소개해드립니다.

 

교통사고는 단순히 차량이 부딪히는 순간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사고 이후에는 과실이 누구에게 얼마나 있는지 치료비와 손해는 누가 어디까지 부담해야 하는지를 두고 분쟁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나 좌회전, 차선 변경이 개입된 사고에서는 어느 한쪽의 잘못만으로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번 판결 역시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발생한 사고를 두고 좌회전 차량과 직진 차량 중 누가 얼마나 책임을 져야 하는지가 문제 된 사례입니다. 겉보기에는 좌회전 차량의 잘못처럼 보일 수 있지만, 법원은 사고 당시의 상황과 양측 운전자의 주의의무 이행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과실 비율을 나누어 판단하였습니다. 

 

사건개요

이 사건은 신호등이 설치되지 않은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던 차량과, 반대 방향에서 직진하던 차량 사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와 관련된 분쟁입니다.

좌회전하던 차량은 교차로에서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맞은편에서 직진 중이던 차량의 진행 상황을 충분히 살피지 못한 채 좌회전을 시도하였고, 이를 발견한 직진 차량은 급정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직진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승객들이 충격으로 인해 부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사고 이후 좌회전 차량 측 보험사는 부상자들에게 치료비와 합의금을 지급하였고, 이후 직진 차량 측에도 일정 부분 과실이 있다며 해당 금액 중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양측의 주장

 

좌회전 차량 측 주장

이 사고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잘못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양측 운전자 모두가 전방과 좌우의 교통 상황을 충분히 살피지 못한 과실이 함께 작용하여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특히 직진 차량 역시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서행하거나 일시 정지하며 주위를 살펴야 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직진 차량 측에도 일정 비율의 과실이 인정되어야 하며, 이미 지급한 치료비와 합의금 중 일부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직진 차량 측 주장

이 사고가 전적으로 좌회전 차량의 잘못으로 발생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는 좌회전 차량이 직진 차량에게 진로를 양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좌회전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직진 차량의 진행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좌회전을 시도한 것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입장이었습니다. 따라서 좌회전 차량 측의 구상금 청구는 이유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법원의 판결

법원은 먼저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의 운전자의 주의의무에 관한 도로교통법 규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좌회전을 하는 차량은 직진 차량이 있는 경우 진로를 양보해야 하고, 모든 차량은 이러한 교차로에서 서행하거나 필요하다면 일시 정지하여 주변 상황을 충분히 살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사고 경위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법원은 좌회전 차량 운전자의 과실이 이 사고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았습니다. 좌회전 차량은 직진 차량의 동태를 충분히 살피고 속도를 줄이며 안전하게 좌회전을 해야 할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채 교차로에 진입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만 법원은 직진 차량 운전자에게도 과실이 전혀 없다고 보지는 않았습니다.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는 직진 차량 역시 서행하거나 일시 정지하면서 주변 차량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이러한 주의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못한 점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양측 차량의 과실 비율을 좌회전 차량 80%, 직진 차량 20%로 판단하였습니다. 그 결과 좌회전 차량 측 보험사가 부상자들에게 지급한 치료비와 합의금 중에서, 직진 차량의 과실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만 구상금 청구를 인정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좌회전 차량 측의 청구를 일부만 받아들여, 직진 차량 측이 전체 손해액 중 일부를 부담하도록 판결하였습니다.

시사점

이 판결이 주는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교통사고에서 과실 비율이 단순히 “누가 먼저 움직였는지” 또는 “누가 법규를 위반했는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법원은 사고 당시 도로 상황과 각 운전자가 부담해야 할 주의의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였습니다.

특히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는 좌회전 차량뿐만 아니라 직진 차량 역시 서행하거나 일시 정지하면서 주변을 살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되었습니다. 좌회전 차량의 과실이 더 크다고 하더라도, 직진 차량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사건은 보험사 간의 구상금 분쟁에서 과실 비율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도 잘 보여줍니다. 이미 피해자에게 치료비나 합의금을 지급한 경우라도, 상대방 차량의 과실이 인정된다면 그 비율만큼은 다시 청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무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사례입니다.

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 사고 직후의 상황 정리와 함께 각 차량의 운전 행태와 도로 환경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향후 과실 판단과 손해배상 분쟁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